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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망언과 표현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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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관리자 작성일2019-03-06 20:26 조회28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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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8일 자유한국당 이종명, 김진태, 김순례의원은 극우논객 지만원을 국회로 초청하여 지만원과 함께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과 폄훼적 내용의 망언을 하였다.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지속적이고 조직적인 왜곡과 폄훼시도는 이제 인터넷을 넘어 국회 공청회라는 민의의 전당에 버젓이 들어와 공론화를 시도하는 심각한 상황까지 이른 것이다.

 

불가피하게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행위에 대하여 형사처벌 조항 신설이 필요하다는 논의를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5.18역사왜곡에 대한 해결책이 오로지 형사처벌에만 집중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고 여러 가지 해결방법 중 하나로 검토되어야 한다는 지적은 입법을 추진하는 입장에서도 경청할 만하다.

 

형사처벌의 보충성, 최후수단성으로 인하여 기본적으로 국가형벌권의 행사는 자제되어야 하고, 우리사회의 자정력에 의하여 해결되는 것이 민주주의 사회의 지향이고,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연히 사회의 자정력에 의한 해결만을 바라기에는 현재의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은 임계점을 넘어 그냥 방치하기에는 수인한도를 넘어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고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심각한 사회적 폐해가 발생하고 있다.

 

집단표시명예훼손의 경우 기존 법조항만으로는 처벌의 공백이 발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미국과 달리 징벌적손해배상제도가 도입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민사적인 구제책도 상징적일 뿐이고 실효성이 없다.

 

현재도 인터넷을 중심으로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과 폄훼가 계속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이에 대한 규제는 어렵고, 왜곡은 일상화되고 광범위하게 지속되고 있다.

 

대법원이 ‘집단표시에 의한 명예훼손’에 대하여 피해자 특정을 엄격하게 요구하면서 처벌의 범위를 지나치게 좁히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법리 때문에 2012년 대법원은 ‘피고인 지만원의 글이 5·18민주화운동에 관하여 밝혀진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고 판시하면서도 5·18 피해자 개개인을 특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원심 무죄를 그대로 확정’했다.

 

<전두환 회고록>에서 주장하는 북한군 특수군 600명 개입설 등 일반적인 5·18역사왜곡에 대해서도 형사고소를 하지 못하고 민사적으로 출판 및 배포금지가처분 신청만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피해자가 특정이 가능한 고(故) 조비오 신부와 피터슨 목사와 관련된 헬기사격부인 부분 단 한 가지만 사자명예훼손으로 형사 고소가 가능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와 같이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해결책 중 형사처벌을 빼고 논의되는 해결방안은 실효성을 확보할 수 없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이나 폄훼를 막을 수 있는 해결책으로 5·18민주화운동 등 역사적 사실 부인행위에 대한 처벌조항의 필요성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왜곡행위를 형사처벌하는 조항을 신설하자는 논의는 다른 역사적 사안에 비추어 5.18민주화운동만을 더 특별하게 취급해달라는 특혜를 바라는 취지가 아니다.

 

예외적으로 5.18민주화운동이라는 특정한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것만은 처벌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인정되어야 역사부정죄가 정당화될 수 있고, 숙명여대 홍성수교수의 주장과 같이 정당화논거는 5가지가 제시될 수 있다.

 

다른 역사적 사안에 대한 문제는 역사적 사실이 중요하고, 진실에 반하기 때문에(진실 논거) 정당화 논거를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부정은 단순히 진실에 반하기 때문에 처벌하여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인간존엄성을 침해하는 국가권력에 의한 민간인에 대한 살상행위를 부인하는 것이어서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 되는 반인륜적 행위를 용인하는 것이어서 허용될 수 없다.(인간존엄 논거) 더구나 호남이나 5.18유공자로 대표되는 소수자에 대한 허위사실에 기초한 혐오표현이고(소수자차별 논거), 생존하는 유족과 관계자 등 피해자에 대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모독, 왜곡, 폄훼이기 때문에 처벌의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피해자 논거+현재성논거)

 

따라서 처벌의 공백을 막고 실효적인 규제를 위하여 최소한의 법적규제방안은 마련될 필요가 있다.

 

다만 처벌조항을 마련하더라도, 구성요건상에서 공연성요건과 권리침해요건을 엄격하게 규정하고, 학문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의 침해 소지를 줄이거나 없애기 위해 완충제로서 위법성조각사유조항도 넣어서 부작용과 남용의 폐해를 줄이자는 것이다.

 

현재와 같은 왜곡이 일상화되어 있고 광범위하게 유포되어 있는데, 최소한의 법적 규제도 하지 말자는 것은 법이 사회적 병리현상과 범죄행위에 대해 방임하자는 것이어서 법의 무기력과 게으름을 자초해서 처벌의 공백을 방치하자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표현의 자유와 학문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반대이유로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던 문제는, 완충제로서 독일형법 제130조 제6항과 같이 위법성조각사유 조항을 신설하는 것과 더불어 우리헌법 제21조4항에 “표현의 자유도 타인의 인격과 명예를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헌법의 직접적 한계 조항과 <전두환회고록>과 <제국의 위안부> 서적에 대한 출판및배포금지가처분과 본안재판에서의 법원이 “허위사실을 기재하여 타인의 인격권과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는 표현의 자유의 보호범위 밖에 있다”고 판단한 판결내용도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왜곡과 폄훼의 피해자는 비단 5.18 희생자와 관련자 광주시민이 아니다.  

오히려 팩트체크의 기회를 갖지 못하고 왜곡된 허위사실을 사실로 잘못 알고 속고 있는 일부 국민들과 청소년들이 진정한 피해자일 수 있다. 5.18진상규명과 역사왜곡에 대한 대처가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니고, 상식과 정의를 확인하는 일인 이유이다. 괴벨스와 까뮈의 말은 2019년 대한민국 사회가 반면교사와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거짓이 처음에는 부정되지만, 나중에는 의심되고, 계속 반복되면 결국 모두 믿게 된다.’

-나치 선동가 괴벨스-

 

‘어제의 죄악을 오늘 벌하지 않는 것은 내일의 죄악에게 용기를 주는 것이다. 민주공화국은 관용으로만 건설되지 않는다.’

-알베르 카뮈-

 

 

법무법인 이우스 변호사 김정호

2019. 03. 06.  전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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